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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Salcaian Claschette

LE SEUL MONDE 2022. 2. 6. 08:02

테마곡

 

캐치프레이즈

미명의 주자

 

“ 나에 대해서는 내가 가장 잘 알아. ”

 

이름

살카이안 클라셰트
Salcaian Claschette

18세 / 176cm / 남성 / 로존딘 대공국 출신

 

외관

두상 링크

 입학 당시의 앳된 얼굴선은 물론, 비죽 튀어나와 있기가 일쑤였던 입술이라거나 까다로운 눈매 같은 것이 잘 다듬어지고 나자 가지고 태어난 얼굴이 가장 담백한 형태로 드러났다. 턱은 부드럽고 매끈하며 차분하게 옅은 눈동자와 균형추 같은 눈썹의 조화가 좋다. 내려 묶은 채 골반 언저리까지 기른 적발이 조금 더 어두웠거나, 하다못해 모양을 내 묶어 둔 것이 넓은 공단 리본이 아니었다면 훨씬 무거운 인상이었을지도 몰랐겠지만. 일단 당장의 모습만으로는 잘 자란 도련님 같다는 점을 빼면 무슨 일을 하는지 도통 짐작하기가 어렵다. 그 고급진 민무늬 자기 같은 얼굴에 안경 하나 걸쳤다고 그럴싸하게 학구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안경뿐만 아니라, 이제 그는 받은 것들도 거리낌 없이 걸친다. 입학 직후를 제외하고서는 내내 착용해 온 장갑이 대표격이다. 14세쯤 손이 커지기 전까지는 검은색, 이후로는 적갈색과 흰색. 케이프 아래의 푸른 조끼에는 붉은 브로치를, 변함없이 소지하는 악기 케이스에는 곰인형 장식을 매달았다. 교복은 험하게 다루어지는 기색 없이 깔끔하고 단정하다. 이제 가만히 서서 발 내린 듯하다는 평이 일반적이지만, 고작 안경 하나가 좌우하는 인상이라는 것이 뜻하는 바는 사실 따로 있을지도 모른다.



성격

 독립/ 추진/ 분별과 통제/ 팽팽한 강철의 현
기꺼운 수긍/ 진실된 애정/ 부드러운 추방

 “달라질 건 없어. 어느 나도 전부 나니까.”

 

 보기에 따라서 이전과 거의 바뀌지 않았거나 크게 바뀌었다. 관계와 상황에 따라 평이 적당히 널을 뛴다. 그 사이에서 막 입학했을 때와 가장 크게 다른 것을 꼽는다면 두 가지로 좁혀진다. 첫째로 타협과 수긍. 둘째로 악착같은 생활.

 살카이안은 이제 정을 주고받기에 앞서 크게 두려워하거나 움츠러들거나, 화들짝 놀라 제 나름 날을 세운 말을 어설프게 던지며 물러나지 않는다. 그는 전체적으로 그대로이면서도 딱 좋을 만큼 유해졌다. 말이 통하는 사람이 되었다. 애써 거리를 두려 하면서도 스스로 어찌할 수 없다는 듯 건네던 질문과 염려, 그리 감춘 것도 되지 못하던 호의와 선의…. 그런 것들을 전부 있는 그대로 입에 담을 수 있게 되었다. 단 거절의 방식이 이전처럼 거칠거나 예리하지 않을 뿐, 제 쪽이 쉽사리 파고드는 것에 비해 상대방 쪽에서 영향을 끼치려 하면 어느샌가 한 발자국 물러나 있기가 일쑤인 편.

 한바탕 스스로를 내모는 위태로운 시기를 지났지만 스스로 설 곳을 잊은 듯 보이는 것은 아니다. 조금 장난스러운 것, 뺀질거리는 것, 남의 말에 걸고 넘어지는 것, 곱게만 살아온 것도, 주관이 확고하고 독립적이며 표현이 확실한 것도, 주변을 살피려 노력하는 것도, 그리고 스스로는 적고 싶지 않아 하는 그 어떤 마지막 하나까지도, 전부 변하지 않았다.




기타사항

살카이안 리에종 블랑드렌 클라셰트
Salcaian Liaison Blandren Claschette

 

   살카이안

  “…나는 정말로 마법사는 못 되는 모양이야.”

 12세, 축제에서 돌아온 이후부터 차츰 자신이 마법사가 아니라는 말을 하지 않게 되었다. 동급생들을 절대 부르려 하지 않으려던 고집도 꺾었다. 그는 천천히 설득되었고, 마음을 고쳐먹은 듯 모든 수업에 진지하게 임했다. 평생 성실하고 착실하게 살아왔고, 그러지 않는 길이라고는 모르는 것처럼. 눈앞에 보이는 최선을 재단해 뛰어들었다. 찬트에는 소리를 실었고 말으로는 호소와 명령과 협박을 갖은 방법으로 동원했다. 그럼에도 살카이안은 여전히 마법을 사용하지 못한다. 어쩌다 새어나갔는지 입학 초기의 말버릇이 그대로 타과로 퍼지면서 현재는 이런 말이 나돌고 있다. 신이 내린 운명을 거부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그래, 베로샤의 착오일 거라고는 절대로 말할 수 없겠지.” 그는 이제 마법사가 되기 싫다고도, 되고 싶다고도 말하지 않는다. 내비치는 것은 애매한 순종과 미련, 조금의 회한이다. 그런 마음을 품고 어떻게 미친 것처럼 학업에 몰두하느냐 물으면 대답은 이렇다. “뭐라도 해 놔야 졸업을 할 테니까? 마법을 못 쓰는 건 그렇다 쳐도 역사로 남을 불명예는 사양이거든.”



   리에종

 12세 - 자신은 마법사가 아니라는 주장이 서서히 누그러지면서 마법 수업을 비롯한 학교생활에 천천히 관심을 붙였다. 독서감상부의 명목상 부장을 맡았고 검술 동아리에 들어갔다. 11월 20일생이라는 걸 당일에 밝혀서 잔뜩 축하받았다.

 13세 - 봄, 리코더 교습으로 끌려들어간 오케스트라부에 그대로 합류해 창설을 도왔다. 학생 고문 멤버. 활동시에는 연습에 참여하지 않고 책을 읽다가 누군가가 도움을 요청하면 악보 읽는 법과 왼손 사용 요령 등을 중심으로 코칭했다.

 가을 초입에는 마엘린느가 쓴 극본을 읽고 연극 동아리에 가입해 배우 머릿수를 채웠으나 한 번의 공연 이후 곧장 퇴부해 버렸다. 처음부터 임시였으니 당연한 일이다. 역할을 확실하게 소화했던 한 번의 공연이 그대로 마지막이 되었다.

 14세 - 하루 서너 시간만 자며 생활하다 검술 동아리 활동 중에 실신. 이후 6개월간 단련과 훈련 등을 전부 그만두었다. 검술과와의 첫 대련을 피하기 위해 쓰러진 게 아니냐는 우스개 한 번이 나오지 않을 만큼이나 상태가 좋지 않았다. 휴식을 위한 시간을 애먼 곳에 사용했는지 개인실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빈도가 매일에 가까웠다. 나머지 동아리에서는 정상 활동하였으나 지치고 소모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15세 - 수면시간이 상당히 늘어 평균치로 회복되었다. 눈을 감고 가만히 앉아 있는 습관이 생겼다. 타과 학생들과 싸움이 붙기 시작했다. 이유에 대해서는 소문만 나돌았는데, 살카이안이 갑자기 달려들었다는 말부터 교묘하게 신경을 긁으며 도발했다는 말, 심지어는 대뜸 읽던 책을 찢어버렸다는 이야기까지 시비의 종류가 다채로웠을 뿐 그 중 무언가가 하나의 사실으로 목격되거나 굳어지지는 않았다.

 16세 - 건강 관리에 박차를 가했다. 마법 실기를 제외한 전과목의 성적이 최우수권에서 안정된다.

 17세 - 반쯤 당연하게도 졸업과제로는 논문을 선택했다. 표제는 《가장 개인적인 것들의 상대성》. 설정이 필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갖은 추론과 불확실한 증명이 주를 이루지만, 질보다는 양을 택한 모양인지 ‘말이 안 될 것 같은’ 분량을 자랑한다.



   블랑드렌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 보았을 연주. 개인실에서, 때로 마구간에서. 찾지 않아도 스스로 나서서 연주하는 일은 전혀 없지만, 개인적인 연주 요청이 있었다면 선뜻 들어 주었던 편. 입학 당시와 비교해 실력은 전혀 좋아지지 않았지만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 악기를 다룬다고 이야기해도 부끄럼은 없을 정도의 우수함과 안정성. 그러나 6년은 짧지 않으므로, 연주자로서의 미래를 기대해도 좋았을 듯했던 입학 시점과 다르게 이제는 놓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하는 때. 17세 가을부터는 연주 빈도가 많이 줄어 일주일에 한두 번밖에는 켜지 않았다.

 왼손잡이. 가리는 시늉조차 않고 요령 좋게 덮어두던 성흔은 오른쪽 손바닥 중앙에 있다. 연주할 때는 언제나 장갑을 벗지만, 실력의 상한에 도전하지 않는 한 저린 맨손을 번갈아 쥐었다 펴는 버릇이 나올 일도 없으므로 쉽게는 드러나지 않는다. 6년을 재학했음에도 성흔의 위치는 우연찮게 목격한 이들 사이에서만 공공연하다.

 이렇게 보면 어쩐지 우울할 것 같지만, 그는 별로 변한 것이 없다.

 방학 때마다 아몬드 초콜릿을 한가득 가지고 왔다. 여전히 매운 음식에는 약하다. 편식이 심해졌지만, 입이 짧아서 가린다기보다는 그전까지 먹던 것도 몸이 뱉어내게 된 것에 가까운 모양.

 싫어하는 것은 여전하다. 갑작스러운 사건과, 통제 바깥으로 내몰리는 일…. 마음먹는대서 어떻게 할 수 없는 것들. 마법에는 복잡한 감상을 품고 있는 듯하다.

 감이 좋은 편이다. 상대가 조금이라도 내비친* 것은 금방 잡아낸다.

*상대의 입으로 발화되지 않은 괄호 내용을 아는 척하고는 합니다.

 

   클라셰트

 4학년으로 올라가는 단기방학을 제한 모든 방학 때마다 달크루아에 있는 대공저로 돌아갔다. 뭘 하는지 또 익숙하게 바깥출입을 삼가면서도 바쁘게 지냈다. 그러나 거리에서 시간을 함께할 몇 명의 작은 마법사들을 아주 무시할 수는 없었던 탓인지, 이제 달크루아의 사람들은 클라셰트의 아름답고 완벽한 첫째나 호방하고 거침없는 둘째뿐만 아니라 ‘조심스럽기가 그지없다더라는’ 셋째도 어떻게든 인지한다. 얼굴로 기억되는 것이 아니라 또다시 입에서 입으로 건너다니고 있는 것에 가깝다고 해도 그렇다.

 황립 마법학교에 결국 들어간 걸로 모자라 결국 졸업을 앞두고 있다니 클라셰트의 막내가 마법사라는 옛 소문은 기정사실이 된 지가 오래다. 정작 마법을 쓰는 모습이라고는 없었다 해도. 딱히 해안가라고는 할 수 없을지언정 장밋빛 혁명의 도시 달크루아가 전 대륙을 달구어 삼키는 결절과 그에 대한 제국의 태도에 무관심하다고는 말할 수 없는 가운데, 그나마 마법사라는 어쩌고 클라셰트에 대한 평은 적당한 선에서 머무른다. “무턱대고 제국의 뜻에 따르는 얼간이가 아니라면 좋겠지만 우선은 뭐라도 하는 걸 봐야 알지.”라는 것이 일반적인 의견. 로존딘에서 발견된 마법사는 한 사람만이 아니므로 기대의 목소리보다는 이름에 따르는 우려의 목소리 쪽이 큰 편이다. 그 또한 남들과 다를 바 없는 자유시민이고 마땅히 그래야 한다는, 타당하되 낙관적인 주장이 아직까지는 균형을 잡는 데에 커다란 몫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